부산대학교 철학과학우5인 성명서 원문 1부산대학교 철학과학우5인 성명서 원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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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학우5인

2026-06-06 · 조회 10

절차를 잊은 집단에게 민주주의는 없다


절차를 잊은 집단에게 민주주의는 없다 《부마의 역사 위에서 선거의 파행을 규탄하며》 6월 4일 새벽, 선관위는 입장문을 내어 선거의 일부투표의 투표용지 부족으로 일어난 이번 사안은 공직 선거법에 따른 선거의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리는 규탄한다. 절차적 정의의 문제를 결과의 문제로 호도하는 작금의 사태에. 선거의 민주적 정당성은 단지 시민다수의 지지로써 획득되는 것이 아니며 주권이 구체화된 법률이 정한 정의로운 절차에 따를 때에야 비로소 획득될 수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이 법전에 명시되어 있는 이유는 분명하고 공직선거법은 또한 전체 투표가 완결된 후에야 개표가 진행되도록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러하도록 되어있지 않은 것을 그리해버리고는 뻔뻔스레 고개를 치켜들고 자신들에게는 사후구제 권한이 없다는 핑계 뒤에 숨어 스스로 면죄부를 발급 받는 작금의 사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기억한다. 독재의 총구 앞에서도 유신철폐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던 부마의 학생과 시민들을. 부마항쟁의 뜨거운 역사 위에 지금 우리 대학과 공동체가 서 있다. 부마가 남긴 가치는 명백하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의사가 온전히 반영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어떠한 이유로도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돼서는 안되며 선거 과정에 대한 신뢰 역시 흔들려서는 안 된다. 최근 선거에서 드러난 관리부실과 절차적 파행은 단순 실수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 자체를 모독한 사태이다. 헌법과 법률은 행정의 수단 따위가 아니라 행정의 한계이자 근거이다. 선거의 결과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속단하에 절차의 위반이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는 오만함은 물론이오. 법치를 행정 편의에 의한 지배로 타락시키는 행태이다. 진영논리로 우리를 규정하지 마라. 우리의 행위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훼손된 정의를 바로 잡고자 하는 것이지, 특정세력에 대한 지지를 표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다. 우리는 요구한다. 하나. 본 사태를 자행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본인들의 명백한 불법행정에 통감하고, 반성하라. 하나. 선거 절차의 왜곡으로 침해된 주권을 실질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검토하라. 하나. 권리를 훼손당한 국민들의 목소리에 성실히 응답하라. 선관위는 본 사태에 응당 주어지는 자신의 역할을 완수하고, 주권자 앞에 그 책임을 다하라.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므로. 2026년 6월 5일 철학과 학우 5인이 고함.

이 성명서는 부산대학교 · 장전캠퍼스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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