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 재학생의성명문 성명서 원문 1조선대학교 재학생의성명문 성명서 원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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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의성명문

2026-06-06 · 조회 29

영령들이 피로 피워낸 꽃이다. 어찌 그 귀한 꽃을 시들게 두겠는가!


영령들이 피로 피워낸 꽃이다. 어찌 그 귀한 꽃을 시들게 두겠는가! 민주주의의 외침으로 가득했던 거리를 기억하며, 민주주의의 심장이자 근간인 선거 현장에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비극 앞에 참담한 심정으로 이야기를 올린다.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투표소에서 '투표지 부족'이라는 해괴하고도 부끄러운 사태가 발생했다.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용지가 없어 발길을 돌리고, 차가운 바닥에서 대기표를 든 채 분통을 터뜨려야 했던 이 사태는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다. 이는 국민의 가장 신성한 권리인 참정권을 짓밟은 명백한 주권 유린이자, 여러 민주화 영령들이 목숨 바쳐 이룩한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다. 우리가 누리는 이 한 표의 권리는 결코 권력자들이 시혜적으로 베푼 것이 아니다. 불의한 독재 정권의 총칼에 맞서 목숨을 바쳤던 수많은 민주열사의 피와 희생으로 일궈낸 위대한 유산이다. 특히 우리 조선대학은 1980년 5월, 계엄군의 무자비한 탄압 속에서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시민군으로 나서 전남도청을 끝까지 사수하다 산화한 전자공학과 78학번 김동수 열사, 또한 1989년, 군부독재의 서슬 퍼런 칼날 앞에서도 오월 정신의 계승과 민주화 세상을 외치다 의문의 주검으로 돌아와 우리 가슴에 영원한 불꽃으로 남은 전자공학과 82학번 이철규 열사를 기억하고 추모한다. 그들이 청춘을 바쳐, 목숨을 바쳐 지키고자 했던 대한민국은 유권자가 투표소에 가도 종이가 없어 표를 던지지 못하는 이런 무능하고 부조리한 나라가 아니다. 조선대학 교정과 광주 곳곳에 서린 열사들의 핏자국이, 시민들이 땀으로 가꾸어 온 주권재민(主權在民)이라는 숭고한 가치가, 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과 나태함 속에 이토록 처참하게 무너져 내릴 수 있단 말인가. 선거의 공정한 관리와 유권자의 권리 보장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투표율 예측 실패라는 안일한 변명 뒤에 숨어 유권자의 권리를 침묵시키려 하지 말라. 투표용지가 모자라 국민의 주권 행사가 중단된 순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시 일시 정지된 것과 다름없다. 이에 당파와 정치를 초월하여, 대한민국 주권자의 이름으로 강력히 요구한다. • 하나, 정부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에 대해 주권자인 국민 앞에 한 치의 거짓 없이 진상을 규명하고 석고대죄하라. • 하나, 참정권을 침해당한 유권자들의 피해 구제 대책을 즉각 마련하고, 이번 사태의 책임자를 전원 문책하여 사법적·행정적 책임을 엄중히 물어라. • 하나, 여러 민주열사들이 피로 쓴 역사 위에 침을 뱉는 무능 행정을 멈추고, 다시는 주권 유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선거 관리 체계 전체를 근본적으로 쇄신하라. 우리는 4.19 혁명과 5.18 민주화 운동, 6월 항쟁에서 여러 열사들이 흘린 피를 기억하고, 정의로운 외침을 가슴에 품어 자라난 우리가, 위의 반민주적 퇴행을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감추려 할수록 시민의 분노는 들불처럼 번질 것이며. 산 자로서도 그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게하기 위해, 무너진 정의를 바로 세우고 우리의 소중한 한 표를 지키기 위해 투쟁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 2026년 6월. 민주주의의 퇴행을 거부하는 시민이자 민족조선대학 재학생.

이 성명서는 조선대학교 · 본교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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