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지편집위원회성균지
2026-06-06 · 조회 78
민중의 피로 일군 민주주의의 역사를 훼손하지 말라
민중의 피로 일군 민주주의의 역사를 훼손하지 말라
2026년 6월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대 열사들의 피로 일군 민주주의의 근간과 신뢰를 훼손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서울 시내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투표가 중단되는 전대미문의 황당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선관위는 본투표 마감시간을 졸속으로 연장했고, 길어진 대기시간에 유권자들이 끝내 투표를 포기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여야 할 선관위의 무능과 나태함에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신뢰를 지탱하는 가장 기초적인 틀이다. 그러나 중앙선관위는 선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정비하기는커녕, 도리어 무수한 불신과 혼란을 자초하며 민주주의의 퇴행을 부추겼다. ‘지난 선거 투표율에 맞춰 용지를 준비했다’는 안일한 변명에 불과하다. 이러한 무책임한 처사는 주권자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직무유기다.
1991년 김귀정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이들의 희생, 심산(心山)의 민주화 정신을 헛되게 만들지 말라.
국민의 온전한 한 표가 보장되지 못한 자리에서, 선거가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한 자리에서, 민주주의는 바로 설 수 없다.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결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나, 이를 회복하는 데에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선관위는 반세기 넘는 민주화운동으로 쌓아 올린 역사의 성과를 자신들의 무능으로 단숨에 무너뜨릴 것인가?
아울러 그 어떤 진영도, 그 누구라도 현 사태를 정치적 이익을 위해 악용하거나, 정쟁의 일부로라도 사용하지 말라. 또한, 민주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민주적 선거 제도 자체를 향한 총체적 불신을 불러일으키는 그 어떠한 시도와 주장에도 반대한다.
심산 김창숙의 개교와 함께 《成均》을 창간한 그날부터, 성균지는 심산의 민주화 정신을 계승하고 수호하는 정론지로 굳건히 자리해 왔으며 앞으로도 결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교지편집위원회 성균지는 이 성명을 발표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한다.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사태의 원인과 경과, 그리고 문제점까지의 모든 사항에 대한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를 실시하고 그 내용을 국민에 공개하라.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민주주의와 선거의 신뢰 회복을 위한 재발 방지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
하나, 이번 사태의 총책임자인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즉각 사퇴하고, 관련 책임자들 역시 응당한 책임을 치르라.
2026년 6월 5일
성균관대학교 교지편집위원회
성균지
이 성명서는 성균관대학교 · 본교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