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학학생회
2026-06-06 · 조회 29
우리는 무엇을 보고 민주주의를 배워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보고 민주주의를 배워야 하는가
대한민국 헌법 제 24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참정권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권리이며, 어떠한 이유로도 침해될 수 없다. 하지만 2026년 6월 3일 제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과정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수 시간을 대기해야만 하는 사례를 보며 깊은 실망과 우려를 표한다.
중앙 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 투표율 증가로 인해 투표용지가 남는 경향이 있어 투표용지를 선거인수의 100%가 아닌 50%를 기준으로 감축 인쇄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변명이 될 수 없다. 선관위는 당일 투표용지 추가 이송 절차조차 명확히 마련되지 않았음을 스스로 인정했고, 수십 년간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를 관리해온 기관이 투표 당일의 기본적인 체계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관리 부실이다.
또한 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가 진정한 책임을 지는 행위가 아님을 분명히 지적한다. 이미 이번 지방선거를 끝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였고 대법관 임기 또한 종료된 상황이었다. 사실상 임기가 종료된 시점에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을 '책임 있는 사퇴'로 포장하는 것은 명백히 참정권을 침해당한 수많은 유권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배워왔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가 배워온 민주주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리는 특정 정당을 비판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정당과 후보를 지지하든 국민의 참정권이 온전히 보장되어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강조하고자 한다. 누구나 동등하게 투표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국가는 그 권리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약속이다. 그런데 그 가장 기본적인 약속조차 지켜지지 못했다.
교과서 속 민주주의인가. 어릴 때부터 접해온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과는 괴리가 매우 큰 사례가 벌어졌다는 것이 유감이며, 앞으로 있을 여러 정치 참여의 기회에 불신이 깔려 있는 상황에서 과연 제대로 국가를 위해 참여할 수 있을지가 우려된다.
그래서 우리는 묻고 싶다.
과연 우리 세대들은, 그리고 미래 세대는
무엇을 보고 민주주의를 배워야 하는가.
이번 사례로 인해 국민이 보장 받아야 할 기본권 중 하나인
참정권이 침해된 것에 대해 국민으로서 큰 회의감을 느끼게 되었으며,
따라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헤집어 놓은 이번 사례를 좌시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그 답을 국가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그리고 국회가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중앙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례의 경위와 원인에 대해
철저하고 투명한 진상규명을 실시하라.
하나, 국회는 이번 사례에 대한 국정조사에 즉각 착수하여
선거관리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규명하라.
하나, 중앙 선거관리위원회는 인사·조직·감독 체계 전반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그 결과를 국민 앞에 공개하라.
2026년 6월 6일
영남대학교 제46대 인문대학 학생회
국어국문학과 학생회, 일어일문학과 학생회, 영어영문학과 학생회,
유럽언어문화학부 학생회, 역사학과 학생회, 철학과 학생회, 문화인류학과 학생회
이 성명서는 영남대학교 · 본교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