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연합회
2026-06-05 · 조회 89
過而不改 是謂過矣
過而不改 是謂過矣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다면 이것이 바로 잘못이다."
정의와 진리, 그리고 자유의 대학 정신을 수호하는 것은 대학지성인의 영원한 사명이며, 이를 침해하려는 내외의 모든 불의에 항거하는 것은 양도할 수 없는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이는 80여 년간 전승되어 온 '고대정신'의 유산이다. 우리의 전신인 써클연합회로부터 이어져 온 동아리연합회는 언제나 사회적으로 지배적인 문화를 넘어 실천을 포괄하며, 자유롭고 자주적인 자치를 수호해 온 역사적 사명을 지닌다.
하여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에서 시민의 권리가 국가기관의 안일한 행정과 판단으로 침해당한 작금의 사태 앞에서 우리는 결코 침묵할 수 없는바, 본 회는 초유의 사태로 6.3 지방선거에 시민의 참정권을 훼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강력히 규탄한다.
6월 3일 치러진 9회 지방선거의 투표소 현장은 경악 그 자체로 요약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수도 한복판, 강남 3구 및 광진구 등을 포함하여 14여 곳 이상의 투표소에서 투표지가 부족하여 일부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주권자의 한 표는 단순히 당락을 결정하는 수치가 아니다. 그것은 시민이 공동체의 미래에 참여하는 정치적 의사 표현이며, 헌법이 보장한 참정권의 실질적 행사이다. 그럼에도 선관위는 예상보다 많은 유권자가 몰렸다는 궁색한 변명과 더불어 내부 규정에 따라 합리적으로 예측하에 관례로부터 발생한 사안임을 항변하고 있다.
허나 그들에게 묻고 싶다. 주권자의 신성한 정치적 참여 의지를 함부로 재단할 권리를 대체 누가 그대들에게 주었는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 의지가 온전히 실현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선거관리위원회의 의무가 아니겠는가. 시민의 참여 의지가 예상을 뛰어넘었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활력을 보여주는 일이지, 행정적 실패를 정당화하는 변명이 될 수 없다.
더욱이 지금이 어떠한 시대인가? 12·3 사태라는 국가적 혼란과 이를 시민의 힘으로 헤쳐 나아가며, 시민들의 정치적 효능감과 관심이 평시보다 비약적으로 고조된 시기가 아닌가? 동시에 정치적 불신으로 인한 선거의 공정성 및 신뢰성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 속에서 이번 사태는 오히려 불신과 의혹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또한 선거의 동태적 변수를 그저 낡은 관행으로 통제하려 한 것은 국가기관으로서의 위기감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음을 증명하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묻는다. 그대들은 시민의 주권을 그 자체로 가치 있다 여기지 않고 결과를 내놓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가?
이 성명서는 고려대학교 · 본교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