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사회학과운영위원회 성명서 원문 1

사회학과운영위원회

2026-06-06 · 조회 21

민중승리의 이름으로


민중승리의 이름으로 선거관리위원회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 사회학과는 '민중승리'를 이름에 새겨 왔다. 권력의 주인이 언제나 민중, 곧 주권자임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우리가 배운 사회학은 거대한 제도와 구조 앞에서 침묵하지 않고, 가장 평범한 시민의 권리가 어떻게 침해되는지를 끝까지 묻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침묵하지 않는다. 지난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에 투표용지가 동났다. 투표용지를 긴급히 추가 송부한 곳이 67곳, 그 와중에 투표가 멈춘 곳이 22곳이다. 서울만이 아니라 부산·대구·인천·울산·경남까지. 유권자들은 기표소 앞에서 기약 없이 기다렸다. 일부 투표소는 마감이 오후 6시에서 10시로 밀렸으며, 개표와 동시에 투표를 진행하는, 헌정 사상 유례없는 초유의 사태마저 벌어졌다. 선거는 한낱 행정 절차가 아니다. 한 사회가 스스로의 주권을 확인하는 제도이고, 모든 시민이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하는 집합 의례다. 그 의례를 떠받치는 전제는 단 하나, '한 표의 평등'이다. 그런데 어느 동네에 사는지, 몇 시에 도착했는지에 따라 한 표의 무게가 달라졌다. 근대 민주주의가 수백 년에 걸쳐 쟁취해 온 선거의 원칙이, 선관위의 손에서 투표용지 한 장만큼 가볍게 짓밟혔다. 민주주의의 정당성은 절차에서 나온다. 모두가 같은 규칙 아래 공정하게 참여했는가가 권력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말이다. 선거관리위원회라는 독립 기관이 존재하는 이유도 바로 그 절차에 대한 신뢰를 지키라는 것이다. 선관위는 그 단 하나의 책무를 저버렸다. 제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자리에서 음모와 불신, 사회적 분열이 자라난다. 선거관리의 부실은 공동체가 함께 쌓아 온 신뢰라는 사회적 자산을 갉아먹는다. 예상을 넘어선 투표 참여는 변명이 될 수 없다. 이에 우리 한양대학교 사회학과 운영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현 사태를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한 점 숨김없이 주권자 앞에 공개하라. 하나, 노태악 위원장의 사퇴를 책임으로 포장하지 말라. 그는 임기가 끝났음에도 선거 관리의 연속성을 이유로 자리를 지켜 온 인물이다. 곧 비워야 할 자리를 며칠 앞당겨 떠나는 것은 책임이 아니다. 하나, 국회와 정부는 이번 사태를 진영의 정쟁 소재로 소비하지 말고, 모든 시민의 평등한 참정권을 보장할 제도 개선과 책임 규명에 즉각 나서라. 한 표의 평등이 무너진 자리를 다시 세우는 일, 그것이 우리가 사회학도의 이름으로, 또한 민중승리의 이름으로 감당해야 할 책무다. 우리는 주권자의 권리가 짓밟힌 이 사태를 끝까지 기억하고 끝까지 규탄하겠다. 민중의 권리가 곧 민주주의다. 2026년 6월 6일 한양대학교 사회학과 운영위원회

이 성명서는 한양대학교 · 서울캠퍼스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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