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융합대학학생회
2026-06-07 · 조회 0
"우리가 배워온 민주주의는 어디로 갔는가."
"우리가 배워온 민주주의는 어디로 갔는가."
지난 6월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우리는 선거 관리 체계의 심각한 허점을 목격했다. 일부 투표소에서 발생한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 온 유권자들이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일어난 현장의 혼선과 공권력과의 물리적 충돌은,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기대했던 많은 국민에게 깊은 우려를 안겨주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다.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주권과 선거권은 이처럼 헌법에 분명히 보장되어 있으며, 그 어떤 기관도 행정의 미비를 이유로 주권자의 뜻을 제한하거나 가볍게 다룰 수 없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초적인 제도다. 선거 관리의 핵심은 단지 결과를 집계하는 데 있지 않다. 모든 유권자가 같은 조건에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 있다. 투표용지 준비와 배분은 선거 관리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아 유권자가 투표권 행사에 제약을 받았다면, 이는 선거 관리 체계의 명백한 실패이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무너뜨린 사건이다.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정당한 권리 보장을 요구한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존중되지 못했다는 점 역시 깊이 우려한다. 국가와 선거 관리 기관은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주체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가 끝까지 행사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할 책임을 가진 존재다.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의 항의는 혼란을 일으키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헌법상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정당한 요구였다.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는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책임 방기다.
이번 사태는 특정 정당의 승패나 진영의 유불리로 소비되어서는 안 된다. 이 문제는 민주주의의 기본 절차가 지켜졌는가의 문제다. 선거 결과보다 앞서야 할 것은 국민의 참정권 보장이고, 정치적 해석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절차적 정당성의 회복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번 사태를 단순한 현장 혼선으로 축소한다면, 선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더욱 깊이 무너질 것이다.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정의를 향해 목소리를 내왔던 경북대학교 지성의 역사를 기억한다. 우리는 미래 세대가 살아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안일한 행정과 무책임한 대응 속에서 흔들리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 청년은 민주주의의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권리는 누군가 대신 지켜주지 않는다. 우리가 묻고, 요구하고, 바로잡을 때 비로소 지켜진다.
이에 경북대학교 첨단기술융합대학 학생회 ‘SYNC’는 주권자인 국민과 학우들의 뜻을 모아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구체적인 발생 경위와 피해 유권자 규모를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 소재를 국민 앞에 명확히 밝혀라.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참사를 단순한 행정 착오로 축소하지 말고 선거 관리 체계의 구조적 문제로 인정하며, 외부 검증이 가능한 투명한 조사 결과를 공개하라.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의 침해당한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 재투표를 포함한 실질적인 구제 대책을 즉각 검토하고, 전반적인 선거 관리 체계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선거는 단순히 표를 세는 과정이 아니라, 국민이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행사했다는 신뢰를 남기는 과정이다. 그 신뢰가 흔들린 이상, 이번 사태는 결과 발표만으로 끝날 수 없다. 선거관리의 실패로 제한된 권리가 있다면, 국가는 그 권리를 회복할 방법을 책임 있게 제시해야 한다.
경북대학교 첨단기술융합대학 학생회 ‘SYNC’는 이번 선거관리 부실 사태를 국민의 참정권과 선거 신뢰를 훼손한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책임 있는 해명과 함께 재투표를 포함한 실질적 구제 방안을 즉각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6년 6월 6일
경북대학교 첨단기술융합대학 학생회 ‘SYNC’
이 성명서는 경북대학교 · 본교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