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2026-06-05 · 조회 37
종이 한 장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국가를 규탄한다
종이 한 장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국가를 규탄한다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부실 관리에 대한 대구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 성명문 -
2026년 6월 3일 실시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과정에서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착오나 미비라는 말로 결코 면피할 수 없는 명백한 행정 참사다. 유권자가 투표소에 가고도 용지가 없어 허망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던 이 믿기지 않는 현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든 심각한 헌정 질서 위기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24조가 보장하는 선거권은 주권자인 국민이 국가에 명령을 내리는 가장 본질적이고 신성한 권리다. 그러나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안일함에 빠져 유권자의 참정권을 현장에서 박탈하는 초유의 직무유기를 저질렀다. 투표함조차 채우지 못하게 가로막는 부실한 국가 시스템 앞에서 민주주의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
시민의 소중한 권리를 수호하는 일에 그 어떤 정치적 야합이나 진영 논리도 개입될 수 없다. 참사 앞에서도 오직 표 계산과 유불리에만 몰두하다 사태를 축소하려는 정치권의 야만적인 태도에 우리는 깊은 환멸을 느낀다. 국민의 한 표를 가벼이 여기는 국가에 주권자의 준엄한 경고를 보낸다.
이에 우리 대구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는 행동하는 청년의 양심으로 다음과 같이 엄중히 요구한다.
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용지 박탈 사태의 명확한 원인과 참정권 침해 규모를 유권자 앞에 낱낱이 공개하라.
하나, 국민의 주권을 모독하고 행정 참사를 야기한 지휘 책임자들을 즉각 파면하고 엄중히 문책하라.
하나, 부실과 방기로 가득 찬 선거 관리 시스템을 전면 쇄신하고, 실효성 있는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당장 마련하라.
"참된 민주주의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깊은 존중에서 출발한다."
평생을 불의에 맞서셨던 故 김수환 추기경의 서슬 푸른 가르침이다.
주권자로서의 마땅한 한 표조차 보장받지 못해 인간의 존엄이 무너진 지금, 선배들이 피와 땀으로 지켜낸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는 주권이 온전히 회복되는 그날까지 바른 지성의 눈으로 행동할 것이다. 지엄한 역사는 지금 우리 세대의 선택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2026년 6월 5일
대구가톨릭대학교 제39대 총학생회 DREAM
이 성명서는 대구가톨릭대학교 · 본교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