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사이버보안학과
2026-06-05 · 조회 19
피로써 지킨 가치를, 피로써 무너뜨리려 하는가
피로써 지킨 가치를, 피로써 무너뜨리려 하는가
대한민국 제6공화국의 자유민주주의는 국민의 피로써 지킨 가치다. 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약속이며, 국가의 주인이 오직 국민에게 있음을 확인한 역사적 성취이고, 다시는 민주주의가 폭력과 억압 앞에 무너지지 않게 하겠다는 국민적 다짐이다. 수많은 시민이 두려움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았기에 우리는 오늘의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는 누구의 시혜도, 어떠한 권력의 소유물도 아니다. 국민이 지켜냈고, 국민이 지켜가야 할 헌정의 근본이다.
2026년 6월 3일 선거에서는 대한민국 헌정사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국민의 투표가 지연되고 중단되었으며, 유권자는 국가가 보장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조차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였다. 참정권은 행정 편의에 따라 흔들려도 되는 절차가 아니라, 국민주권을 현실로 만드는 헌법적 권리다. 그 권리가 투표소에서 온전히 보장되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실수나 현장 혼선으로 치부될 수 없다. 이러한 사태 앞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관리 행정이 헌법상 요구되는 중립성, 공정성, 절차적 적정성을 갖추었다고 신뢰할 수 있는가.
선거관리위원회의 사과와 조사 약속은 있었다. 그러나 사과는 책임의 종결이 아니라 책임 규명의 시작이어야 한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형식적 유감 표명이 아니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 그 과정에서 누구의 판단과 관리 책임이 있었는지, 참정권 침해의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이다. 그러한 해명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민의 불신과 항의는 시위로 이어졌고, 국가는 개표를 위한 투표함 이송의 필요성을 앞세워 그 항의를 물리력으로 해산하였다. 참정권 침해의 경위와 책임이 국민 앞에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과와 절차의 강행만으로 사태를 봉합하려 한다면 그것은 책임 있는 응답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기망이다. 그것은 결국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훼손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국가 안보와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일에 헌신하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국가는 단순한 권력 기관이나 행정체계가 아니라, 국민주권과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대한민국이다. 국가를 지킨다는 것은 국민 위에 선 국가를 지키는 일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와 헌정질서를 지키는 일이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안보를 말하는 것은 공허하다. 국가 안보는 국민의 기본권 위에서만 정당성을 가지며, 그 출발점은 참정권에 대한 철저한 보장이어야 한다.
이에 우리는 국민주권과 자유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고, 참정권 침해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경위와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동일한 참정권 침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
하나, 국가는 이번 사태로 인해 투표권을 온전히 행사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피해를 확인하고, 그에 대한 구제 방안을 책임 있게 제시하라.
하나, 이번 사태에 관리 책임이 있는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문책과 법적 책임이 이루어지도록 하라.
2026. 06. 05.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인공지능사이버보안학과 24학번 강태영, 인공지능사이버보안학과 24학번 이준용
외 인공지능사이버보안학과 비공개 공동서명자 11인
이 성명서는 고려대학교 · 세종캠퍼스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