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운영위원회
2026-06-05 · 조회 29
이세종 열사가 남긴 질문, 민주주의는 지켜지고 있는가
이세종 열사가 남긴 질문, 민주주의는 지켜지고 있는가
1980년 5월 18일 새벽, 전북대학교 농학과 2학년 이세종. 스물의 나이로 계엄군에 쫓겨 학생회관 옥상에서 추락한 그는 44년이 지나서야 5·18 민주화운동 최초 희생자로 공식 인정받았다. 그가 목숨으로 요구했던 것은 단 하나였다. 국민이 국민으로서 존중받는 세상. 그 안에 선거가 있었고, 합당하게 주어져야 할 한 표가 있었다.
2026년 6월 3일, 그 한 표가 사라졌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국민으로 살아가는 권리를 새겨낼 바탕이 사라졌다.
마땅히 자격을 가지는 신념을 실현하지 못한 채 돌아가야 했던 발자국이 묻는다. 민주주의는 무엇인지, 앞서 싸운 눈물로 세워진 한 국가가 지켜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선관위는 준비하지 않았고, 참정권은 목소리를 낼 주인을 잃었다.
이것은 다른 지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북의 유권자들도 대한민국의 이름 아래 더불어 살아가며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자들로서 한 표의 무게를 지켜내야 한다. 오늘은 누군가의 한 표가 사라졌지만, 내일은 나의 한 표가 사라질 수 있다. 오늘 누군가 지켜내는 가치는, 내일의 견고한 권리로 자리한다.
이세종 열사가 이 캠퍼스를 밟으며 외쳤던 절실한 선포가 오늘의 우리에게 닿는다. 우리는 그 찬란한 탄식이 새겨진 광장에서 학업에 정진하며, 민주 시민의 정체성을 이어가야 할 전북대학교의 현재이다.
전북대학교 중앙운영위원회 일동은 이세종 열사의 숭고한 희생과 그 피로 일군 민주주의를 향한 굳은 의지를 받들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다음을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전모를 객관적 사실에 의거하여 투명한 실태로 국민 앞에 공개하라.
하나. 선거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킨 모든 관련자는 잘못을 통감하고, 결과에 따르는 응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라.
하나. 민주주의 가치 수호를 근거로, 문제 해결을 위하여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선거 준비 시스템을 마련하라.
멈추어 있는 자들에게 민주주의는 당연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역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문제를 제기하고, 역사의 책임을 묻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싸울 때 비로소 유지된다. 시대의 아픔에 반응하는 현대의 주역들이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이곳에 있다. 국민은 침묵하지 않는다. 선관위는 이 분노의 무게를 똑바로 직시하라.
2026년 06월 05일
전북대학교 중앙운영위원회 일동
이 성명서는 전북대학교 · 본교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