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범대학학생회
2026-06-05 · 조회 28
잃어버린 것은 가르칠 수 없다
잃어버린 것은 가르칠 수 없다
흔들리는 민주주의의 불꽃, 침묵하지 않겠다는 青年師大의 선언
자유를 갈망하는 수많은 청춘이 강의실 너머 세상으로 나아갔다. 더 '올바른' 세상을 위해 부당함에 눈을 감지 않겠다고 다짐한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고려대학교는 자유란 끊임없이 되묻고 쟁취하는 것임을 반복하여 증명해왔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또다시 그 물음 앞에 서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2026년 6월 3일, 서울 송파구, 강남구, 광진구를 비롯한 수도권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선거 진행에 차질이 생기며 상당수 유권자들의 참정권은 한낱 단어로만 남게 되었다. 헌법이 보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한 기관의 안일함으로 멈춰 섰다. 자유민주주의를 향해 나날이 내딛은 발자국을 무참히 지워버리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기만에 우리는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의 근간이 무너진 나라에서 무엇을 배우고 가르칠 수 있겠는가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정의를 향해 정성스레 밟아가는 그 모든 절차에서 우리는 자유를 느끼고, 진리를 깨닫는다. 그 절차가 훼손되고 망가진다면 민주주의는 그저 '이상'으로 남는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안일한 선거 운영으로 한순간에 무너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앞에서, 예비 교사로서의 사명감, 그리고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책임감을 함께 안은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
우리는 그저 지면 안에 갇혀 있는 지식을 가르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불의에 대한 침묵은 수치이며 회피일 뿐이다. 부족한 투표용지로 인해 허공으로 흩어진 민주주의를 외면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근거로 민주주의를 가르칠 수 있겠는가. 부실한 선거 관리와 방치된 제도의 빈틈, 이것이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넘겨 줄 민주주의의 모습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고려대학교 사범대학은 선거관리위원회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하나,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경위와 책임 소재를 즉각 투명하게 공개하라.
하나, 해당 사태로 인해 발생한 권리 피해를 면밀히 조사하고, 그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하라.
하나, 동일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
이것은 우리가 가르쳐야 하는 것들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자 의무이다.
잃어버린 것은 가르칠 수 없다.
허울뿐인 민주주의, 잃어버린 자유를 넘어 부끄럽지 않은 내일을 향해 우리는 침묵하지 않겠다.
2026년 6월 5일
青年師大여, 우리의 지성이 미래를 밝히리라
제53대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학생회
이 성명서는 고려대학교 · 본교 아카이브에 수집·검수되었습니다.